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디지털 시대에 엽서를 쓴다는 것

by 무지개무지개 2025. 4. 11.

우리는 매일 수많은 메시지를 주고받습니다.

오늘은 디지털시대에 엽서를 쓴다는 것에 대해 내용을 공유하고자 합니다.

 

디지털 시대에 엽서를 쓴다는 것
디지털 시대에 엽서를 쓴다는 것

 

카카오톡, 인스타그램, 이메일, 심지어 업무용 메신저까지. 손가락 몇 번 움직이면 수초 만에 전 세계 어디든 소식이 닿는 시대죠. 하지만 그렇게 빠르고 편리한 소통 속에서도, 왠지 허전한 느낌이 들 때가 있습니다. 감정을 오롯이 담기엔 너무 짧은 메시지, 너무 익숙해진 'ㅋㅋ'과 'ㅎ'로 마무리되는 대화. 그럴 때 문득, 아날로그 감성이 그리워집니다.

엽서는 그런 그리움을 채워주는 매개체입니다. 종이 한 장 위에 꾹꾹 눌러쓴 글씨는 발신자의 마음이 오롯이 담긴 편지이자, 상대에게 보내는 작지만 깊은 관심의 표현이죠. 손글씨의 온도는 디지털 문자로는 전달할 수 없는 진심을 담아냅니다. 받는 사람은 물론, 쓰는 사람에게도 엽서는 특별한 감정을 선사합니다. 마치 자신의 마음을 천천히 정리해보는 작은 의식 같거든요.

엽서를 처음 쓸 때는 무엇을 어떻게 써야 할지 막막할 수도 있습니다. 하지만 몇 번만 경험해보면 그 안에 숨은 매력을 금세 발견하게 됩니다. 때로는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, 여행지의 감상, 좋아하는 시 한 구절 등을 적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. 엽서를 쓰는 건 결국 ‘누군가에게 마음을 전하는 일’이니까요.

 

 

🎨 엽서 쓰기의 즐거움: 쓰고, 모으고, 나누는 취미


엽서를 쓰기 시작하면 자연스럽게 '엽서 수집'이라는 또 다른 재미에 빠지게 됩니다. 문구점에서, 여행지에서, 서점에서—우리는 다양한 디자인의 엽서들을 만나게 되죠. 빈티지한 스타일의 흑백 사진엽서, 동화 같은 일러스트가 담긴 아트엽서, 지역 명소가 담긴 관광엽서, 한정판으로 출시된 작가 에디션까지. 엽서는 그 자체로도 예술 작품이자 추억의 조각이 됩니다.

저는 여행을 갈 때마다 그 지역의 엽서를 꼭 사옵니다. 때론 현지의 우체국에서 그 자리에서 써서 한국으로 보내기도 하고요. 그렇게 받은 엽서는 단순한 종이가 아닌, 시간과 공간이 담긴 기록이 됩니다. 몇 년이 지나 다시 꺼내 읽어보면 그 순간의 공기, 감정, 풍경까지 되살아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죠.

또한, 최근에는 Postcrossing이라는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 사람들과 엽서를 주고받는 ‘펜팔 문화’도 다시 인기를 끌고 있어요. Postcrossing에 가입하면 무작위로 지정된 상대에게 엽서를 보내고, 나 또한 전혀 모르는 외국인에게 엽서를 받게 됩니다. 엽서 한 장이 지구 반대편에서 도착할 때의 설렘은 직접 경험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어요. 그렇게 엽서를 주고받는 사이, 자연스럽게 문화 교류도 이루어지고, 짧은 문장을 통해 낯선 이의 삶을 엿보게 됩니다.

엽서 쓰기를 좋아하는 사람들끼리는 온라인에서 커뮤니티를 형성하기도 해요. 인스타그램에선 #엽서취미, #펜팔, #postcardexchange 같은 해시태그로 연결되기도 하고, 엽서 교환 이벤트나 챌린지를 함께 하며 새로운 사람들과 교류하는 재미도 큽니다. 손글씨와 우편, 느린 소통이라는 공통의 감성으로 이어지는 소소하지만 따뜻한 세계예요.

 

 

💌 엽서가 내게 남긴 것들


엽서를 취미로 삼은 지 어느덧 2년이 되었습니다. 그동안 수십 장의 엽서를 보내고, 수백 장의 엽서를 수집했죠. 처음에는 단지 예쁜 종이를 좋아하는 단순한 흥미로 시작했지만, 지금은 이 취미가 내 일상에 소중한 루틴이 되었습니다. 바쁘고 지치는 날에도 엽서를 고르고, 글씨를 쓰는 그 짧은 시간은 마음을 정리하는 작은 명상이 되어주거든요.

 

 

무엇보다도 엽서는 나에게 ‘기다림’의 가치를 가르쳐준 취미였어요.

 

요즘은 거의 모든 것이 즉각적으로 이루어지다 보니 기다리는 일이 오히려 스트레스가 되곤 하잖아요. 하지만 엽서를 보내고, 그 사람이 그것을 받고, 답장을 쓰고, 다시 내게 돌아오기까지의 그 느릿한 시간은 묘하게도 평온합니다. 그리고 기다리는 동안 느끼는 그 설렘은, 빠른 속도에서는 결코 얻을 수 없는 감정이죠.

이제는 엽서를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, 나를 돌아보는 하나의 도구로 여기게 되었어요. 누구에게 보낼 엽서를 고르며 그 사람을 떠올리고, 어떤 문장을 적을지 고민하면서 내 감정을 들여다보게 되죠. 그렇게 쓰인 엽서는 단순한 인삿말 이상의 의미를 담고 상대방에게 닿습니다. 그리고 언젠가, 그 사람의 서랍 속에 남겨질지도 모르죠. 오래도록 잊히지 않을 무언가로.

혹시 당신도 요즘 ‘마음을 나눌 방법’을 고민하고 있다면, 엽서 한 장부터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요? 스마트폰을 잠시 내려두고, 펜을 들고, 누군가를 떠올리며 종이 위에 당신의 이야기를 써보세요. 어쩌면 그 엽서 한 장이 누군가의 하루를, 혹은 당신 자신의 마음을 환하게 밝혀줄지도 모릅니다.